숨바꼭질 엄현경 흑화 이유리 복수가 불편한 이유

DRAMA리뷰|2018. 9. 11. 07:12

 

숨바꼭질 엄현경의 흑화 예고는 뜻밖의 반전이었죠. 이 드라마에서 가장 착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던 주인공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드라마 숨바꼭질의 착한 여주인공 엄현경이 흑화해 이유리를 향한 복수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드라마의 흐름을 지켜보면 누가 봐도 엄현경(하연주)은 잃어 버렸던 메이크 퍼시픽 창업주의 손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초반에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죠. 그리고 이로 인해 매번 착한 주인공만 뻔하게 당하는 고구마 전개가 예상되기도 했죠. 그런데 예상과 달리 뜻밖의 일이 벌어지면서 반전이 일어났죠.

 

 

알다시피 엄현경(하연주)은 송창의(차은혁)와 사실혼 관계로 결혼식만 안 올렸지 부부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결혼식을 준비했고 이날 결혼식에 이유리도 초대되었죠.

 

이날 송창의 결혼식에 참석한 이유리는 그에게 결혼할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송창의 마음이었습니다. 송창의는 결혼식을 앞둔 상황에서 이유리를 그대로 끌고 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기습 키스를 해버렸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신부 대기실에서 잠깐 나왔던 엄현경이 이 둘의 모습을 목격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죠. 즉 보통 드라마의 착한 여주인공이었다면 이 사실을 마음에만 담고 넘어갔을 테지만, 엄현경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송창의 배신에 충격에 빠진 엄현경은 결혼식장을 뛰쳐나와 버렸으니까요. 그런데 하필 얻어탄 차가 이유리의 남편차였죠. 그래서 말인데, 숨바꼭질 작가는 왜 이 둘의 만남을 이어주며 인연을 억지로 만든 것일까? 궁금해지더군요.  

 

 

한편 숨바꼭질 9회에서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 송창의를 빼앗은 여자가 직장 상사인 이유리 전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엄현경이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데, 솔직히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자신을 배신한 사람은 바로 송창의였고 이유리는 송창의가 결혼할 여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가 결혼식장에서 그의 기습 키스에 당한 것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더 충격적인 것은 나약할 것만 같았던 엄현경이 악랄하게도 이유리의 가장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는 것이죠. 이유리의 새엄마인 엄마 조미령를 불러내 이유리 앞에잃어버린 딸 행세를 했으니까요. 

 

 

물론 엄현경이 실제로 조미령이 잃어버린 친딸이라는 것을 알지만, 왠지 이 장면이 불편해 보이더군요.

 

솔직히 이유리가 억지로 엄현경의 자리를 빼앗은 것도 아니고 고아원에서 입양된 후 엄현경의 액받이가 된 것은 물론 오직 그 집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끔찍한 일들을 당한 희생양 이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통쾌해야 할 엄현경의 복수가 속 시원하게 느껴지지 않았죠. 오히려 이유리에게 더 동정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 엄현경이 복수를 정말 하고 싶었다면 그 대상을 이유리가 아닌 송창의를 선택했어야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사랑을 송두리째 쓰레기통에 버린 이가 바로 송창의였으니까요.

 

 

하지만 엄현경은 복수의 대상을 이유리로 택했고 그 방법은 옳지 못했죠. 이유리는 엄현경이 송창의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른채 손 놓고 당해야 했으니까요.

 

 

아무튼 이 드라마에서 현재 가장 불쌍한 사람은 엄현경이 아닌 이유리죠. 엄현경 친할머니에게 학대당하고 수도 없이 정신병원에 갇히고 심지어 강제 결혼까지 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도 이유리는 여전히 엄현경 친할머니인 정혜선(나해금)에게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있죠.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댁에서는 이유리가 키워낸 화장품 회사를 날로 먹으려 들고 설상가상 이유리의 목숨마저 노리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욱더 엄현경이 아닌 이유리에게 시청자들의 마음이 끌리는 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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